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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 킹달러 세상

킹달러

 

최근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을 넘어 1,500원에 육박하는 이른바 '킹달러(King Dollar)'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변동을 넘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대외 리스크가 맞물린 복합적인 상황입니다.

 

1.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의 핵심 요인

현재의 환율 상승은 단순히 원화가 약해서라기보다, 미 달러화가 독보적으로 강한 '슈퍼 달러' 현상과 한국의 '구조적 자본 유출'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와 미 국채 금리 상승: 미국 대선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보편 관세, 재정 지출 확대)이 주목받으며,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로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퍼졌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 가치가 급등했습니다. 특히 제일 중요한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재 4.0%이고 한국의 기준금리가 2.5%로 미국의 투자수익률이 더 높다는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우려와 '셀 코리아(Sell Korea)':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과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해 국내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습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특히 삼성전자 등 대형주)을 대거 매도하고 나가는 상황에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서학개미)마저 미국 주식시장으로 이탈하며 달러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 구조적 수급 불균형: 과거에는 무역수지 흑자가 나면 달러가 시장에 풀려 환율이 내려갔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번 달러를 국내로 가져오지 않고 해외 재투자에 쓰거나 보유하고 있어, 수출이 잘 되어도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 수급 꼬임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킹달러 세상


2. 고환율 지속 시 국내 경제에 발생할 문제

환율이 1,500원대에 고착화될 경우, 우리 실물 경제는 다음과 같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① '수입 물가 폭등'으로 인한 민생 경제 타격 (밥상 물가와 에너지) 환율 상승은 수입품의 가격을 즉각적으로 올립니다.

한국은 원유, 가스 등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합니다. 환율이 1,500원이 되면 같은 1달러어치 기름을 사올 때 1,200원일 때보다 25%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는 주유소 기름값 상승은 물론, 전기·가스 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밀가루·사료용 곡물 수입 가격이 뛰면서 라면, 빵, 외식 물가가 줄줄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발생하여 서민들의 실질 소득을 갉아먹습니다.

 

② 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투자 위축 (항공·철강 및 내수 기업) 과거에는 "고환율=수출 호재"였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출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해 이익은 제한적입니다. 반면 수입 원자재 비용은 급증합니다.

항공사는 비행기 리스료와 유류비를 달러로 결제해야 하므로 환율이 오르면 앉아서 수천억 원의 환차손을 입습니다. 또한, 철강·화학 기업 역시 원재료를 달러로 사오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커져 영업이익이 급감합니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나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때입니다. 1조 원을 투자하려던 계획이 환율 상승으로 인해 1조 2~3천억 원이 필요해지면서, 투자를 보류하거나 축소하는 등 기업 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③ 자본 유출의 가속화 (국내 증시의 매력도 하락) 원화 가치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주식을 들고만 있어도 환차손(앉아서 돈을 잃음)을 보게 됩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에서 10% 수익을 냈더라도, 환율이 10% 오르면(원화 가치 10% 하락) 달러로 환전해 나갈 때 수익은 '0'이 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외국인은 주식을 투매하고 떠나며, 이는 다시 환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듭니다. 결국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갇히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킹달러 세상

 


3.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한  대책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 개입'과 '수급 조절'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주로 사용합니다. 최근 논의되는 대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외환 당국의 미세 조정(Smoothing Operation)과 구두 개입 가장 즉각적인 방법입니다. 환율이 너무 급격하게 오를 때 정부가 보유한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아 상승 속도를 조절합니다.

  • 실행: 기획재정부나 한국은행이 "시장의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구두 개입)를 내거나, 실제 외환보유액을 풀어 급등락을 막습니다. 단, 외환보유액 고갈 우려 때문에 무제한으로 쓸 수는 없습니다.

②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Currency Swap) 및 전략적 헤지 최근 가장 주목받는 대책입니다. '국민연금'은 매달 수조 원을 해외 주식 투자를 위해 달러로 환전하는데, 이것이 환율 상승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힙니다.

  • 실행: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달러를 사지 않고, 한국은행이 보유한 달러를 빌려 쓰도록 하는 '외환 스와프'를 체결합니다. 외환 스와프란 원화와 달러를 교환화는 계약을 말하며, 이렇게 되면 외환시장에서 국민연금발(發) 달러 매수 수요가 사라져 환율 안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 자산 일부를 선물환으로 매도(환헤지)하도록 유도하여 달러 공급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③ 기업의 해외 자금 국내 유입 유도 (리패트리에이션) 수출 대기업들이 해외 법인에 쌓아둔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 실행: 해외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금에 대한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식의 세제 혜택을 통해, 기업들이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원화로 환전하게 만듭니다. 이는 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려 환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면 한국 대내외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예의주시하면서 환율방어가 필요해 보이고, 국내 경제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에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해 보이는 시점일 것 같습니다.